"뱅크웨어글로벌은 오라클, 테미노스, 인포시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SW(소프트웨어)회사다. 이들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자금과 인력이 필요하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지난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뱅크웨어글로벌의 이은중 사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코어뱅킹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는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고 아시아권으로 시야를 넓혀도 많지 않다"며 "상장으로 자금을 마련해 도약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에도 이만한 역량을 가진 SW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코어뱅킹 솔루션의 강자로 꼽힌다. 은행 등 금융업계의 IT시스템은 크게 채널계, 계정계(코어뱅킹), 정보계 등으로 나뉜다. 채널계란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 ATM(자동입출금기), 은행 창구 등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하는 창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칭한다. 고객마다 여러 계좌를 보유하는 게 일반적인 데다 계좌별 거래 내역도 제각각이다보니 데이터가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고 규모도 막대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통로로 모아진 고객의 각 계좌별 거래들, 이를테면 단순한 입출금을 비롯해 외환거래, 수신, 여신, 신탁, 금융상품 가입 등 다양한 거래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바로 계정계이자 코어뱅킹이다. 채널을 통합관리하고 채널에서 들어오는 각종 요청들을 인증·통제하며 다양한 형태의 거래마다 자금 흐름을 통제하는 등의 작업들이 바로 이 영역에서 이뤄진다. 코어뱅킹은 말 그대로 은행을 비롯한 대고객 금융시스템의 핵심이다.
이 사장은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코어뱅킹 시스템도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IBM의 메인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코어뱅킹 솔루션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면 1990년대부터는 유닉스 기반 코어뱅킹이 대세로 떠올랐고 2010년대부터는 3세대격인 클라우드 기반 코어뱅킹이 대두됐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 중 3세대 클라우드 코어뱅킹 솔루션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뱅크웨어글로벌 전체 40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 중 이경조 대표와 이은중 사장을 비롯해 IBM에서 수십년간 코어뱅킹 솔루션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이 40여명에 이른다. 2010년 클라우드 기반 코어뱅킹 솔루션 공급사로 설립된 후 올해로 만 14년째를 맞이하는 동안 국내 대표 인터넷 은행 중 한 곳인 케이뱅크를 비롯해 현대카드, KB국민카드, 현대캐피탈, 하나캐피탈, 오케이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사들뿐 아니라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타이완의 라인뱅크, 일본의 아이풀 등 아시아 주요국 금융사들이 뱅크웨어글로벌의 고객사가 됐다. 창업 이듬해인 2011년 1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7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7.9%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전망치는 2021년 역대 최대 매출(935억원)에 비해 상당 부분 줄어든 수치다. 당시 수행하던 프로젝트 중 악성 수주사업의 영향으로 매출이 축소되고 수익성도 악화된 영향이다. 이를 반영하고도 뱅크웨어글로벌은 국내 유일 코어뱅킹 솔루션 기업으로서 꾸준한 우상향 실적 흐름을 보여왔다. 이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해당 악성 수주의 영향은 일단락됐다"며 "올해부터 다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넷은행을 시작으로 할부·리스 등 사업을 주로 하는 캐피탈사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고객군으로 확보하며 레퍼런스(사업실적)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는 데다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의 프로젝트도 순항하고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도입률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변화에 보수적이었던 금융권에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클라우드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코어뱅킹 SW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상장을 성사시켜 한국에도 코어뱅킹 SW의 강자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훌륭한 인재들도 많이 영입해 도약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